
남자 세명이서 특별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남동에서 조금 특별한 저녁을 보내고 싶어 찾아간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세명다 여자는 없고 외로운 솔로 남자 셋이서 오마카세라니! 좋은 술과 맛난 음식을 먹자 해서 찾아간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오마카세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 메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지는 식사다. 14만 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가볍진 않았지만, 한 자리에서 쉼 없이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경험하면서 그 값어치를 체감할 수 있었다.
너무 맛있었다.

우선 ‘흐붓’의 자리 자체는 단 하나의 메뉴, ‘내 마음대로 코스’ 하나로 정해져 있다. 테이블에 착석하면 식사 전체가 한 사람의 셰프가 긴 흐름으로 준비한 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손님은 테이블 하나, 셰프와 요리사의 호흡과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식사의 첫 코스는 가벼운 카르파쵸, 시작부터 섬세했다. 싱싱한 재료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조합으로 등장하면서, 앞으로 나올 코스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계속해서 나오는 사시미는 신선도와 질감이 좋았다.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고, 와사비나 소스는 과하지 않아 담백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사시미 3종은 각각 다른 텍스처를 보여줘 식사의 초반부터 감탄이 나왔다.

그 다음 코스 중 기억에 남는 건 성게알 리조또와 스테이크였다. 고소한 성게의 풍미가 리조또 한 알 한 알에 배어 있었고, 스테이크는 적당히 익혀 육즙을 살리면서도 무겁지 않은 마무리가 좋았다. 한 코스 한 코스가 시작부터 끝까지 계산된 맛의 흐름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여기에 곁들이는 작은 사이드나 소스들도 균형감 있게 구성되어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아줬다.
사장님 즉 쉐프는 덩치가 크신, 딱 봐도 요리 대가처럼 보이는 분이다. 유명 쉐프와도 친분도 있고 흑백요리에 나오는 쉐프들과 학교 동기들도 많다고 한다.

식사 중간중간 튀김이나 가벼운 사이드가 등장했는데, 비주얼만큼 맛도 좋았다는 평들이 많다. 실제로 분위기가 깔끔하면서도 편안해서 데이트나 특별한 날 식사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 이해가 갔다. 분위기도 과하지 않고, 소곤소곤 얘기하면서 식사하기에 좋았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다. 14만 원이라는 가격대에 기대하는 기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모든 코스가 내 입맛에 100% 들어맞았냐고 묻는다면 아쉬움도 남는다. 일부 생선이나 코스는 내 취향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고, 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간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가격대비 만족도는 충분히 높다는 게 내 결론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흐붓 오마카세는 자극적인 맛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과 조화된 코스 요리를 경험하고 싶을 때 잘 맞는다는 것이다. 한남동 일대 다른 오마카세 식당들처럼 유명 세팅이나 장식이 과하지 않아도, 그냥 편안하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한 접시 한 접시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 디저트까지 도달했을 때, 14만 원이 ‘비싸다’는 생각보다 정말 하나의 식사 경험을 산구나라는 느낌이 컸다. 맛도, 분위기도, 그리고 그날의 기억도 한 끼 식사 이상의 만족을 주었다.

한남동 오마카세 ‘흐붓’은 14만 원이라는 가격만큼 꼼꼼하게 준비된 코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재료 본연의 맛과 자연스러운 식사 흐름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메뉴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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