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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스토리/나의테니스

테니스 동호회를 하면서

by Lookus 2025. 9. 9.

동호회 이야기 한 조각

 

 

 

 

 

 

 

테니스를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좋은 분들도 많고, 특히 꾸준히 즐기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순간들은 정말 값지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험도 적지 않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오랫동안 운영해온 테니스 동호회에 신입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인연이라 쉽게 거절할 수 없어 받아주긴 했으나, 오자마자 분위기를 깨는 행동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테린이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들어오긴 했지만 신입 여성 회원들에게만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운영진도 아닌데 운영에 대한 뒷담화를 퍼뜨렸다. 결국 일부러 무리를 만들고, 그렇게 클럽의 화합을 조금씩 와해시키려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도 이런 행동을 보인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새삼 깨달았던 건, 동호회란 작은 사회라는 사실이다. 서로 관심사와 열정을 공유하며 돌이켜보면 운동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하지만 회원 간의 관계는 ‘은밀한 신뢰’로 쌓이기도 하고, 때론 작은 갈등이 으레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불필요한 금전 요구나 허세, 혹은 이성관계로 접근하려 들면 분위기는 금세 어색해질 수 있다. 실제로 지역 동호회에서 ‘금사빠’, ‘플러팅러’ 유형 즉 취미보다 이성과의 만남에 더 집중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례도 전해진다.

 

그리고 동호회 운영과 관련된 갈등 사례도 있다. 책임지는 운영진이 아닌데도 운영과정에 왈가왈부하거나 간섭하는 경우, 운영진 입장에서 크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운영진이 지쳐 모임이 흐트러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작은 불협화음도 점점 영향을 키울 때, 결국은 공동체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분명해진 것도 있다. 함께 오래 가는 것은 결국 ‘좋은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이다. 예기치 않은 문제로 마음이 무거워진 날이 있어도, 그 순간 옆에서 함께해 준 이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을 보면 끼리끼리구나라는 생각도 말이다. 

 

그리고 테니스 동호회가 우리 삶 속 작은 놀이터이자 휴식처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포츠 동호회를 통해 서로 다른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만남을 형성하고, 운동을 통한 관계를 넘어 깊은 유대감을 쌓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래서 나는 이 경험을 ‘실망이자 배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마음이 상하고, 분노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사람과 함께할지, 어떤 태도가 동호회를 지켜 나갈지 더욱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건 나와 함께 웃고, 스트로크와 여가를 즐기며, 서로에게 즐거움과 응원이 되는 사람들이다.